금요일, 5월 09, 2003

어제 비가 억수로 올때
갑자기 카메라가 뵈길래
잠시 찍어 편집해 보았습니다.

비 속의 혜화동도 참 운치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안과 밖"

안과 밖이라는 주제는 보는 이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여기서 보면 저기가 밖이고,
저기서 보면 여기가 밖일테고...

안과 밖이 혼란스러운 요즘입니다.

늘 회색분자의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안과 밖을 딱히 경계지어놓고 사는 것도
별로 내키지 않고....

여튼 그냥 쏟아지는 비를 보며
보이는 대로 담아서
내키는 대로 엮었습니다.

금요일, 4월 11, 2003

산유화(山有花)


산(山)에는 꽃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山)에
산(山)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山)에서 우는 적은 새요
꽃이 좋아
산(山)에서
사노라네

산(山)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단상 1.
전쟁은 아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힘의 논리와 국익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가 보다.
이제 아이들이 정의가 아니더라도 국익과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서는 그렇게 해도
되는가 보다 하고 생각할 것이고 그렇게 배울 것이고 또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도덕을 가르치고, 윤리를 가르치고, 신앙을 가르치고...
이것들이 다 무엇인가? 양심을 포장하는 하나의 빛좋은 개살구란 말인가?

내 안에 가진 한계성들, 언어적 폭력, 무의식적 차별, 무시, 질투... 욕망들이
나에게서 떠나지 않음을, 아니 내가 못 떠남은 그 집단적 폭력과 무관하지 않으리라는
생각들이 깊어지는 이유는?

단상2.
정의를 위해 불의를 사용한다. 독재를 물리치기 위해 독재가 사용한 폭력을 사용한다.
살인자를 처단하기 위해서 살인을 한다.

이것이 현대의 비논리적 논리인가 보다.

단상 3.
산에서 피고 지는 꽃.
저만치 피어 있는 꼿.
꽃이 좋아 산에 사는 새.

"저만치"가 도대체 얼마의 거리일까? 마음의 거리일까? 아니면 물리적인 거리일까?
도대체 얼마를 떨어져야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을까?

얼만큼 떨어져야 고독하지 않으면서 또 물들지 않을까?

산, 산, 산....
산은 나를 지켜주는 울타리인가 보다.
나는 그 산에 피는 꽃을 보기 위해서
봄, 여름 갈없이 피고 지는 꽃을 보고 위해서...

저만치 피어 있는 꽃을 보기 위해서..
그 꽃이 잡힐 듯 잡힐 듯 하면서도
향기가 날 듯 말 듯 하면서 저만치 피어있는데..

산.산. 산
저만치 피어 있는 꽃. 꽃. 꽃...

그리고 새.....

수요일, 3월 19, 2003

이제 신밧드의 모험은 끝나는가 봅니다.
아니면 다시 일어나 양탄자를 타고 날 수 있을지...

이제는 전쟁놀음이 구경거리가 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전쟁이 터지기를 바라지 않으면서도 계속해서 신문과 뉴스를 지켜보게 되는 이 씁쓸함.

이제는 피가 피같지 않고, 생명이 생명같지 않습니다.
전쟁, 복제, 살인, 낙태....

이제 나와 상관 없는 이의 생명은 한푼어치의 값어치도 없는가 봅니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정당화 되고
사랑과 희생이라는 단어는 바보같은 사람들의 노리개가 된 느낌입니다.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이 심정은 자괴감과 비슷합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 무력감...

목요일, 2월 20, 2003

불감증

"나는 안전해, 나에게는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거야."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삶이 편안해지고
혼자 살아도 모든 것이 해결되는 세상...

생각하는대로 이루어질 것만 같은 세상.

나의 주변에는 알 수 없는 무수한 요소들이 나를 위협하고 있지만
어느덧 나의 정신은 위험의 수위를 알지 못합니다.
모든 것이 나와는 상관없이 멀리 있는 딴 세상에서나
일어나는 일들처럼 생각합니다.

불감증이 심각한 듯 합니다.

당장 내 눈 앞에 그 피해가 드러나지 않기에
나에게는 영원히 일어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나만은 안전할 것 같습니다.

내가 탄 자동차는, 내가 탄 열차는, 내가 탄 비행기는...
내가 타고 있고 있는 이 지구는...

그러다가 사고가 터지면..
아이쿠야 하고 놀란 가슴만 쓰다듬습니다.

그리고는 시간이 지나가면 또 잊고 살게 됩니다..

비단 이 물질적인 삶 뿐만 아니라
정신이 썩어감에도 나의 정신은 무감각하기만 합니다.
영혼이 뭉그러져갑니다. 그 결과가 당장 드러나지 않으니
무감각합니다.

오늘 다시 한번 내 영혼의 상태를 점검해 봅니다.
내 영혼은 어디쯤 와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처구니 없이 돌아가신 모든 분들의 영혼이 하느님의 품 안에서
안식을 누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수요일, 2월 05, 2003

가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내 몸이 정상이 아니라면...

나의 몸의 일부가 고장나 있거나 정상이 아니라면...

그런데 생각이 씨가 되어 소위 말하는 "찐빨이"
(글쓴이 주:다리를 절둑거리는 사람을 지칭하는 비속어)
가 되었지 뭡니까.

비록 이렇게 되어도 행복한 것처럼 지내야지
다리가 안 아픈 것처럼 지내야지 하며 지내지만

속으로는 아픈 걸 우짜끄나..
조만간에 병원 가서 정밀 진단을 받아야겠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감기 몸살이란 놈이 근 7년 만에 찾아와
그렇게 반갑게 여기고 나가질 않으니... ㅡ.ㅡ;;

여튼 지금 주인이 아파서 그런지 게시판도 열리지 않고..
아쉬운따나 옛날 게시판을 잠시 이용하심이...(무심한 쥔장)

여러분 건강하세욤... :-))
불편해도 웃으며 삽시다. ^-----------------------------------^

일요일, 12월 08, 2002

그제 광화문에 갔었습니다.
정의구현 사제단의 단식을 하는 빨갱이 신부들을 응원하려고 말입니다.
미사가 시작되고 강론(설교) 시간이 되었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미사를 주례하던 김현영 신부가 "떠나주세요, 정중히 부탁드립니다"하고
말했습니다.
나는 속으로 "저 빨갱이 신부가 지금 나더러 가라는 건가?"하고 생각했지요.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그런데 뒤가 시끄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김현영 신부는 계속해서 말했습니다.
"이 후보는 북한 주민이 수백명 죽어나갈 때 지원하지 말자고 했던 사람이다.
민족주의자인 척 하는데 거짓임이 명백하다. 이 후보는 여의도에서 국가보안법
문제로 시위할 때 면담을 받아들이지 않은 사람이다. 그 때 면담을 요청한 신부가 지금 농성하는 신부들이다. 똑같은 신부다."

그때 누군가 계란을 던졌습니다.
그래도 고집을 꺽지 않고 꿋꿋히 견디더군요.(계란이 빗나가서???)
결국 KBS 뉴스에는 모든 것이 삭제되고 이회창 후보가 집회에 아무런 문제없이
참석한 것처럼 나왔더군요... 이론...

어제는 장관이었습니다. 아주머니들도 두 살, 세 살박이 아가들을 들쳐업고
가슴에 안고, 어깨에 무등을 태우고... 촛불이 파도를 치고...
87년 이후 오랜 만에 보는 진(참) 풍경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진관 스님 구경(?)도 하고...

아이구 단식하는 빨갱이 신부들은 춥겠다.
오늘부터는 빨갱이 스님들이 바톤을 이어받는다는데...
춥겠다...

껍데기는 파아랗고, 속은 빨간 해삼... ㅋㅋㅋ

화요일, 12월 03, 2002



 최종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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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

효순이 미선이 살인미군 무죄판결, 문정현 신부· 한상열 목사 항의 삭발에 부쳐



하얀 햇살

눈부신 하늘

드륵 드륵 잘려 나간다



철책 넘어 어둠의 자식들

그 두더지 눈빛들

펄럭이는 별빛들

장갑차처럼 관통하는,

무수한 심판의 톱날에 추락한다



짓이겨진 아스팔트 

으스러진 발자국 위로

또 하나의 주검처럼

산산히 부서진다



못 다 핀 두 꽃송이

고운 꽃씨 꽃씨처럼

민들레 홀씨가 되어

들녘으로 날아간다



끝끝내 섬겨 온 한반도

눈물자락처럼 내리는, 백발

태극무늬처럼 박히는, 혈서

비수처럼 꽂히는, 분노들



서릿발처럼 돋아나는

양키-고우-홈!

백두산처럼 일어서는

내-사랑-한반도!



광화문의 붉은 악마들

어디로 사라졌는가



다시 모이자 광화문으로

다시 외치자 대-한-민-국



지구 밖으로 날려버리자

미군장갑차,

카우보이 아메리칸 히틀러